본문 바로가기

여행

태평양 적도지역에 위치한 파푸아 뉴기니아

원시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 곳

 

 

태평양 적도지역에 위치한 파푸아 뉴기니아는 아직도 인간의 발길, 즉 문명의 세계가 스며들지 않은 오지중의 오지이다. 넓은 국토엔 신기함과 놀라움이 산재하여 이곳을 방문하는 이방인들에게 잊지 못할 신비감으로 다가서는 곳이다.

100년 전까지 만해도 서구 문명인들에게 쓸모없는 거대한 섬에 불과했지만 금세기 들어 구미열강의 식민지가 되면서부터 부분적으로 개방되어 오고 있다. 1975년 미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서방세계와는 아직까지도 미미한 접촉, 그리고 일부의 개발밖에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10년 전 모 공중파 방송 다큐멘터리에서 파푸아 뉴기니아의 원시마을을 보여준 적이 있다. 새까만 피부에 동양인 얼굴을 한 뉴기니아인들. 그들은 벌거벗은 모습으로 창이나 화살을 들고 숲을 헤쳐가며 사냥을 하거나, 여럿이 모여 주술적인 춤과 의식을 치르는 원시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넓은 국토, 다양한 기후, 훼손되지 않은 자연

파푸아 뉴기니아는 넓은 면적에 비해 인구는 고작 430만명에 불과하다. 지리적으로 호주 위쪽의 적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500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분포되어 있다. 총 면적은 463천 평방km로서 무려 한반도의 2배가 넘는다. 멜라네시아인들이 인구의 주종을 이루고, 폴리네시안과 마이크로네시안들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기후는 적도 특유의 열대성을 보이고 있으나 국토가 넓은 만큼이나 드라마틱하고 다양한 지역을 이루고 있다. 중앙 고지대는 해발 4000미터가 넘는 산들이 즐비하지만 혹독한 고온과 다습한 열기를 지닌 저지대도 꽤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또한 사납게 흐르는 강물, 울창한 수목과 화산, 아름다운 바다, 다양한 원주민과 토속 언어 등등 한 마디로 잘라 말하기 어려운 특유의 강한 개성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또한 환태평양 화산대에 걸쳐 있는 관계로 아직도 여러 개의 활화산이 존재하고 울창한 삼림자원과 지하자원 그리고 주변 해역에 가득한 산호초와 맑고 푸른 바다는 전 세계 스쿠버다이버들의 천국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심지어 주변에 흩어진 조그만 섬들조차 해발 2,000미터가 넘는 봉우리를 갖고 있어 주변경관을 더욱 매력적이고 감탄스럽게 만든다. 그런가 하면 중앙의 고산지대에는 수 백종의 소수 원주민들이 여러 계곡에 흩어져 문명을 등진 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등 실로 다양한 볼거리로 여행자를 매료시킨다.

 

아직도 발견되고 있는 새로운 원주민들

이곳에서 원주민들의 삶을 체험하려면 토요일에 서는 장을 구경하는 것이 좋다. 여행자에게는 아주 즐거운 경험이 된다. 운이 좋으면 전통의상을 입고 물건을 흥정하거나 빈둥거리는 원주민들을 볼 수 있으며, 특히 여자의 경우 간혹 얼굴에 괴이한 문신을 한 모습도 볼 수 있다. 갖가지 야채와 과일은 물론 가축과 쥐, 돼지들이 대나무 줄기에 묶여 있는 등 특이하고 재미난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 모를 정도다.

특히 이곳에서는 원주민들의 민속 공연도 즐길 수 있다. 이들의 컬러풀한 치장과 다이나믹한 공연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현대와 원시시대를 번갈아 드나드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또 화려한 축제와 전쟁터에 나가는 전사의 모습은 그야말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파푸아 뉴기니아가 1800년대 초 유럽인들에 의해 발견될 당시는 물론 1930년대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중앙 고산지대의 깊은 계곡과 높은 산 등지에 아무도 살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1930년대 초, 이 지역에서 처음 원주민이 발견되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지역의 본격적인 개방은 20년이 더 지난 1950년대 후반부터 이루어졌으며, 개방과 개발에 따라 원주민의 생활 방식 또한 급속히 변화 하여 생활의 많은 부분이 서구화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마운트 하겐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전통적인 원주민들을 보기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외곽으로 좀더 깊숙이 들어가면 아직도 강력한 씨족사회를 이루면서 자연과 더불어 전통적인 모습으로 살고 있는 원주민의 상당수를 발견할 수 있다. 1990년에도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인구 2,000명의 새로운 부족이 발견 될 정도로 지구촌 오지인 파푸아 뉴기니아는 모험을 갈망하는 전 세계 인류학자와 오지 여행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