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정겨움이 흠뻑 묻어나는 강원도 정선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전해지는 아우라지
두 하천이 합쳐 어우러지는 곳이라는 뜻의 정선 ‘아우라지’는 구절 쪽에서 흘러내리는 송천과 임계 쪽에서 흘러내리는 골지천이 만나는 곳의 지명이다. 두 하천이 만나는 산 아래에는 현재 아우라지처녀상과 바라만 보아도 아라리가 흥얼거려지는 운치있는 정자가 세워져 있다. 물가를 향해 다소곳이 서있는 처녀상은 정선아라리 한 대목의 주인공.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네주게 /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 잠시 잠깐 님 그리워 나는 못 살겠네”로 시작되는 노랫말은 강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살던 사랑하는 남녀의 애절한 사연이 담겨있다. 동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싸리골로 동백 열매를 따러 가기로 했으나 밤새 내린 비로 물이 불어 건널 수 없게 돼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1910년대의 이야기를 지켜보던 아우라지 뱃사공이 정선아라리 가락으로 부른 것이 지금껏 전해지고 있다.
지금도 아우라지엔 강을 건네주는 나룻배가 있다. 강 위로 줄을 매달고 잡아당겨 움직이는 배로, 아우라지의 추억을 구수하게 이야기해 주는 뱃사공 아저씨도 재미있다. 인근에 위치한 아우라지 역사에는 정선의 맑은 물에 사는 보호어종인 ‘어름치’ 모양의 기차 카페가 있다. 구절리역에서 출발하는 레일바이크를 타고 8㎞ 철로를 달려 아우라지로 내려온 사람들과 정선역에서 아우라지역으로 찾아온 사람들의 휴식 공간이다.
송천계곡 비경을 담아내는 레일바이크
아우라지 관광이 끝났다면 발길을 송천 상류지역인 구절리로 돌려보자. 뉴스와 방송을 통해 소개된 ‘레일 바이크’의 탑승도 정선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체험거리가 아닐 수 없다.
아우라지를 거쳐 구절리까지 달리던 기차의 운행이 중단된 지 벌써 10여년. 이 기적이 끊긴 철길에는 새로운 레포츠로 각광을 받는 레일바이크가 정선아리랑의 애절한 사연이 깃든 송천강의 절경을 관통하고 있다. 레일바이크는 페달을 밟아 철로 위를 달리는 네 바퀴 자전거로, 유럽의 산악관광지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탑승물이다. 당일 탑승을 위해서는 새벽 5시부터 줄을 서야한다는 레일바이크는 8Km에 달하는 레일 위로 3개의 터널과 5개의 다리를 건너며 송천의 맑은 계곡과 산과 숲이 이루어 내는 비경을 그대로 담아낸다.
종점인 아우라지역이 어름치 모양을 한 카페로 눈길을 끈다면 출발점인 구절리역은 여치 모양의 카페가 추억을 남기려는 여행객의 사진 배경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구절리역에는 기관차 1량, 폐객차 4량을 개조하여 모두 10개의 객실로 꾸민 기차 팬션이 마련되어 있다. 기차 객실 내에 침대, 주방시설, 욕실 등을 구비함은 물론 송천강변 방향으로 테라스 시설을 넓게 설치하여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구절리의 아름다운 전경과 간단한 야외파티도 할 수 있다.
적자노선인 정선선을 관광자원으로 탈바꿈시킨 이 레일바이크는 당시 군 예산 70억원이 투자되었는데 경기부양효과가 24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정선군 관광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인용과 4인용이 운영되며 커다란 몸체와는 달리 부드럽게 움직여 어린이나 노약자도 부담없이 탑승할 수 있다.
한 시간 가량 계곡과 농가를 거치며 레일바이크는 아우라지역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여행자들은 다시 3량으로 구성된 관광열차를 타고 출발점인 구절리역으로 돌아오게 된다. 증기기관차와 웨스턴스타일로 꾸며진 객차를 타고 돌아보는 송천계곡은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레일바이크 탑승이 끝났다면 역에서 강릉방면으로 4Km 지점에 위치한 오장폭포를 찾아가 보자. 높이 95m의 5단 폭포의 물줄기가 송천계곡으로 떨어지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정선5일장, ‘시골 장터의 분위기가 그대로’
매월 끝자리가 2와 7로 끝나는 날에 정선의 명물, 5일장이 열린다. 도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여러가지 재미와 정겨움을 맛 볼 수 있는 재래 장터로, 산골에서 나는 농산물과 공예품, 먹거리를 바구니에 담아 팔고 있는 할머니 난전 상인을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시골 장이다. 본격적으로 산나물이 나오는 4월 하순부터 9월까지 온 장터엔 나물 향내가 가득하다. 제철을 맞은 과일을 비롯해 다양한 약재가 나와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려 여름이 겁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정선 특산물인 황기를 찾아볼 것. 장터 아주머니의 약재 자랑을 듣는 것도 재미있다.
아울러 다양한 음식을 맛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토속음식이 곤드레밥, 콧등치기, 올챙이묵, 수수부꾸미, 산채정식 등이다. 정선에서만 재배되어 이 지역에서만 맛 볼 수 있다고 하는 곤드레 밥은 이름 그대로 곤드레 나물을 넣어 지은 밥으로 간장, 고추장, 된장 등으로 비벼먹는 지역의 재래음식이다. 이름부터가 재미있는 콧등치기는 메밀을 반죽해 뽑아낸 국수로, 여름철 시원한 국물 속에서 다소 딱딱해진 면발이 콧등을 친다하여 명명된 음식. 겨울에는 따뜻하게 먹어 ‘느름국’이라 불리기도 한다. 올챙이묵은 지역의 특산물인 옥수수로 만들며 모양이 마치 올챙이 같다하여 지여진 음식이다.
장을 돌아본 후에는 정선아라리창극을 보도록 하자. 장날에만 공연되며 관람료는 무료. 정선군청 옆 정선문화예술회관에서 오후 4시 30분부터 5시 20분까지 공연된다. 많은 사람이 찾아오기 때문에 미리 가서 기다리는 것이 좋다.
산골의 가옥을 살필 수 있는 아라리촌
정선 5일장터에서 조양강 다리를 건너면 찾아갈 수 있는 ‘아라리촌’은 강원도 전통의 다양한 집들이 고증된 민속촌과 같은 곳이다. 무료로 개방되는 아리리촌에서는 초가집은 물론 굴피집, 너와집 등 지금은 산간지방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다양한 재료의 가옥이 전시되고 있다.
상수리나무 껍질로 지붕을 덮은 굴피집은 보온이 잘되고 습기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장점이 있어 지역 내 널리 보급되던 가옥으로 겨울에는 매우 춥고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는 강원도 지방에 안성맞춤이었다고 한다. 정선군에서는 이 같은 굴피집을 여행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가옥의 숙박을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예약할 수 있는 전통가옥 사용료는 방 한칸의 경우 1일 3만선이다.
2백년 이상 자란 소나무토막을 쪼갠 널판으로 지붕을 이은 너와집 역시 정선지방의 전통민가이며 대마(大魔)의 껍질을 벗기고 난 줄기를 짚 대신 이엉으로 이은 저름집도 주로 정선과 삼척지역에 분포된 가옥으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고 한다. 이밖에 얇은 돌기와로 지붕을 덮어 올린 독특한 모습의 돌집도 전시되고 있다.
아라리촌은 입구부터 관람로를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모습을 한 동상들을 발견할 수 있다. 박지원의 ‘양반전’을 총 10개 파트로 나뉘어 소개하고 있는데 관람객들은 가옥들을 구경하며 양반전 내용을 익힐 수 있는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다양한 가옥들을 관람한 후에는 시설 끝자락에 세워진 누각에 올라보자. 이곳에서는 정선읍내 전체를 바라 볼 수 있고 특히 조양강과 계절따라 변하는 조양산의 절경을 한 눈에 감상 할 수 있다.
나무숲이 하늘을 가린 가리왕산휴양림
이밖에도 정선 관광의 포인트로는 화암약수지대와 가리왕산 휴양림을 꼽을 수 있다. 수도권에서 정선을 찾아오는 길목인 회동리에 있는 가리왕산 휴양림은 희귀수목인 주목, 구상나무, 마가목 등이 울창하고 산삼을 비롯한 약초, 산나물이 풍부한 곳이다. 통나무집, 야영장, 캠프 화이어장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하계 휴양지로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데 봄에는 철쭉, 여름에는 시원한 녹음,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백설의 은세계 등 4계절 모두가 장관을 이룬다. 또한 산림문화 휴양관과 자연학습관은 돌탑, 장승공원, 야생화 꽃밭 등을 조성, 가족단위는 물론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 수련시설로도 손색이 없다.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화암관광지내 화암약수는 위장병, 피부병, 빈혈, 안질, 위암 등에 특출한 효능을 보인다고 전하고 있으며 9가지의 필수원소가 함유되어 사이다를 마시는 듯 한 신비로운 맛이 일품이다. 주변에는 야영장, 수목원 등 체험 관광시설과 숙박시설이 마련되어 있고, 인근지역에는 화암동굴, 거북바위, 용마소, 화표주, 소금강, 몰운대, 광대곡 등 화암8경의 절경이 근접해 있어 휴양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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