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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

독이 있어 맛있는 복어

독이 있어 맛있는 복어

 

복어국 만큼 애주가들의 속풀이로 좋은 해장국은 없을 것이다. 복어종류에 따라 음식 맛을 내는데 차이가 있다. 참복이나 금복은 횟감이나 불고기로 제격이다. 까치복은 주로 해장국 용으로 좋고, 지느러미는 불에 그을려 정종이나 소주에 넣어 마시기도 한다.
하지만 해독제조차 없는 치명적인 독 때문에 복어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복어의 위협적인 독은 사실 ‘수동적’ 자기방어의 수단에 불과하다. 복어는 몸놀림이 그리 민첩하지 못해 쫓아오는 포식자를 따돌리기 어렵다. 위협을 느끼면 몸체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작은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를 열심히 파닥거리며 도망쳐보지만, 그런 느린 움직임으로는 생사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계에 부닥친 복어는 물을 빨아들여 몸을 서너 배까지 부풀려 포식자를 위협한다.
대개 복어를 쫓던 포식자는 돌변한 기세에 주춤할 수밖에 없다. 만약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잡아먹으면, 복어는 껍질과 고기, 내장 등에 포함된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 성분으로 포식자에게 치명상을 입힌다.

 

 



테트로도톡신은 주로 난소나 간에 있지만, 종에 따라 위와 장, 껍질, 정소에 맹독 성분이 있는 것도 있다. 복어는 반드시 전문가가 조리한 것만 먹어야 하는데 난소와 알, 간, 내장, 껍질 등 독성이 있는 부위를 완전히 제거하고 물로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혹시 있을지 모를 독을 씻어내기 위해 물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복어 한 마리에 물 서 말’이란 속담이 생겨났을 정도다.
테트로도톡신의 위력은 청산가리의 10배가 넘는다고 한다. 중독되면 입술 주위나 혀끝이 마비되면서 손끝이 저리고 구토를 한 뒤 몸 전체가 경직되는데 결국 호흡곤란으로 사망하게 된다. 이런 증상은 30분 이내에 시작되어 한 시간 반에서 여덟 시간 만에 치사율이 40~80퍼센트에 이른다. 복어 독에 의한 사망 여부는 보통 중독 뒤 여덟 시간 이내에 결정된다.

 

 


복어는 전 세계적으로 120~130종이나 있지만, 식용 가능한 종류는 참복과 황복, 자주복, 검복, 까치복, 은복, 복섬, 밀복, 졸복, 가시복, 거북복 등 몇 종류가 되지 않는다. 복어가 가진 독특한 미감은 오래 전부터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미식가들은 복어를 철갑상어 알인 ‘캐비아’와 떡갈나무 숲의 땅속에서 자라는 버섯인 ‘트러플’, 거위 간 요리인 ‘푸아그라’와 함께 세계 4대 진미로 꼽기도 한다. 중국 북송 시대의 시인 소동파는 복어 맛을 가리켜 “사람이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 극찬했다. 복어를 좋아하기는 일본인도 매한가지이다. “복어를 먹지 않는 사람에겐 후지산을 보여주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참복을 최고로 치지만, 중국에서는 황복이, 일본에서는 자주복이 인기가 있다. 복어는 이외에도 가까이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사람들과, 멀리는 이집트인들도 먹는다. 이집트에서는 ‘복어 껍질로 만든 지갑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믿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