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시해의 절경을 끼고 도는 올드코스
턴베리리조트 에일사GC
The Westin Turnberry Resort Ayrshire Course, Scotland
● 영국 스코틀랜드 ● 1901년 개장 ● Mckenzie Ross 재조성 ● 18홀
영국 스코틀랜드 어셔 지방의 턴베리리조트 내 에일사 코스는 미국이 자랑하는 사이프러스 포인트나 페블비치와 어깨를 나란히 해도 손색이 없는 골프장이다. 현재 리조트 내에는 에일사, 아란, 킨타이어 등 세개의 코스가 있지만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이 에일사 코스다. 이 코스가 유명세를 탄 것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지난 1977년, 잭 니클로스와 톰 왓슨의 명승부 이후부터다.
일대의 주변 경관도 매우 뛰어나 시종일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데, 특히 에일사코스 일부 홀에서 바라보는 아이리시해의 석양은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이라는 게 이 지역 사람들의 자랑이다. 특히 클라이드만을 따라 바다를 끼고 진행되는 4번부터 11번 홀까지는 에일사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비경의 코스들이다.
1997년 브리티시오픈을 계기로 크게 알려져
1977년. 당시 세계 프로골프계는 잭 니클라우스가 주름잡고 있었다. 아놀드 파머의 대를 이은 니클라우스는 거의 매년 메이저대회에서 1승 이상을 거두며 화려한 경력을 쌓고 있었다. 이때 니클라우스에 강력한 도전장을 낸 이가 바로 톰 왓슨이다.
스코틀랜드 올드 코스에서 벌어진 그해 브리티시오픈에서 두 사람은 3라운드까지 숨막히는 대결을 펼쳤다. 신기하게도 첫날부터 3라운드까지 매 라운드 동타를 이루자 언론들은 이 대결을 서부영화에 비유했다. 니클라우스를 관록있는 노련한 총잡이로, 왓슨은 그의 명성을 한꺼번에 빼앗으려는 혈기왕성한 젊은 총잡이로 묘사했다. 마지막 라운드는 쫓고 쫓기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니클라우스는 1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왓슨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4번 홀이 끝나자 스코어는 3타차로 저만치 벌어졌다. 이를 지켜보던 갤러리들이 니클라우스의 승리를 섣부르게 예견했지만 왓슨은 5번 홀부터 3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순식간에 동타를 만들었다.
상황은 다시 원점. 이 명승부를 지켜보기 위해 갤러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고 이로 인해 한동안 라운드가 늦추어질 정도였다. 갤러리들은 열광했고 분위기는 점점 고조돼 두 선수는 극도의 긴장상태로 빠져들었다.
9번 홀에서 왓슨의 실수로 니클라우스가 다시 앞서 나갔다. 니클라우스는 12번 홀에서 7m짜리 버디를 추가, 점수 차를 2타로 벌렸다. 이제 남은 홀은 6개 홀. 하지만 왓슨은 13번 홀에서 곧바로 버디를 챙겨 간격을 1타차로 줄였다.
운명의 15번 홀. 2백야드의 이 숏홀에서 왓슨의 볼이 그린 밖 왼쪽으로 사라졌다. 니클라우스는 대부분의 숏홀에서 그랬듯이 이 홀에서도 예외없이 볼을 그린위에 올려놓았다. 왓슨의 볼은 울퉁불퉁한 지점에 떨어져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갤러리들은 이미 승부가 났다고 술렁거렸다. 하지만 왓슨이 칩샷한 볼이 곧바로 홀컵 속으로 떨어진 반면 니클라우스는 버디 찬스를 놓치고 파에 그쳤다. 치명타를 받은 니클라우스는 롱홀인 17번 홀에서 또 다시 버디를 잡은 왓슨에 결국 선두를 내줬다.
니클라우스는 마지막홀에서 10m짜리 롱버디에 성공했으나 60cm에 붙여 역시 버디를 낚은 왓슨에 무릎을 꿇었다. 신제왕 왓슨의 시대는 이렇게 시작됐고 그 격정의 무대가 바로 턴베리리조트 에일사코스였다.
초창기엔 13홀 코스, 이후엔 공군 훈련장으로
이 명코스는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기 직전인 1899년 글래스고우&사우스웨스턴 철도회사가 당시 소유주인 에일사 후작으로 부터 땅을 임대, 호텔과 골프장을 지은 것에서 기원을 찾는다. 당시 골프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던 에일사 후작은 윌리 페르니에게 13홀짜리 코스를 건설토록한 뒤 1905년 13홀 추가 건설에 착수, 호텔 건립이 끝난 1907년에 이 골프장들을 철도회사에 넘기게 된다.
휴양지로 각광을 받던 이곳은 그러나 1차 세계대전 발발과 함께 영국공군이 훈련장으로 만들었고 종전 후 허친슨 시장에 의해 복구 작업이 펼쳐져 다시 살아났으나 2차 세계대전 때 다시 훈련장으로 징발당하는 비운을 맞았다. 특히 2차 대전 때에는 3개의 콘크리트 활주로가 건설돼 처음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는데 골프장 관계자들의 탄원을 정부가 받아들여 원상복구에 착수함으로써 세 번째로 거듭나게 됐다.
이 작업에는 유명한 코스설계가인 필립 맥켄지 로스가 참여했다. 로스는 비행기 격납고와 콘크리트 활주로를 없애고 자연이 준 링크스 랜드를 제대로 살려 코스를 조성했다. 특히 코스를 좀 더 바다 쪽으로 옮겼고 그 결과 턴베리가 ‘가장 아름다운 석양과 등대를 가진 곳’으로 골퍼들에게 회자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로스의 에일사 코스가 다시 탄생된 것은 1950년이다.
등대가 있는 9번 홀, 최고의 절경으로 평가
1977년 처음으로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를 유치, 우승자 톰 왓슨을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로 탄생시킨 에일사 코스는 6,957야드에 파 70의 규격이다. 스코틀랜드 내 다른 골프장처럼 빠져나오기 힘든 러프도 없고 코스 길이도 짧아 멋진 풍광을 음미하며 플레이할 수 있는 평탄한 코스로 평가받고 있다. 단지 222야드로 파3인 6번 홀이 최대 고비이지만 정확한 샷을 구사한다면 이후에는 커다란 장애는 없다.
에일사 코스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9번 홀에 위치한 등대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등대 때문에 9번 홀엔 ‘브루스의 성(Bruce's Castle)’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1306~29년 스코틀랜드의 왕이던 로버트 브루스의 이름을 딴 것.
가장 악명 높은 홀은 해안가에 가장 근접한 9, 10, 11번 홀이며 9번 홀은 프로 골퍼들에게도 경계의 대상이다. 바위 절벽에서 거의 닿을 수 없는 돼지꼬리 같은 페어웨이로 블라인드 드라이버 샷을 해야 하고, 그린 양쪽의 경사가 워낙 심해 어프로치 샷으로 반드시 핀을 노려야 하기 때문이다. 10, 11번 홀도 파도가 밀려드는 곳에 위치해 경치는 좋지만 공략하기는 만만치 않다. 마지막 홀까지도 긴장을 풀 수 없는 레이아웃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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